
압구정경희한의원 |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큰 일을 겪은 뒤 두근거린다면
큰 사건 이후 두근거리시나요?
몸 안의 '공포 스위치'가 눌린 것입니다.
큰 사건 이후 불안과 공포, 두근거림으로 내원하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그 사건과 아무 상관 없는 사소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똑같이 불안하고 공포스럽고 두근거려요. 그 일이랑 관계도 없는데 왜 몸이 이렇게 반응하는지 모르겠어요."
저희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몸 안의 '공포 스위치'가 눌린 것입니다.
원래 공포는 일상에서 자주 느끼는 감정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떤 사건 이후로 공포까지 느끼게 되었다면, 스위치가 한번 눌린 것입니다. 그리고 한번 눌리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쉽게 다시 눌립니다. 그래서 그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일에도 똑같은 증상이 올라옵니다.
스위치의 정체 — 편도체

이 스위치는 뇌의 편도체라는 부위입니다.
위험을 감지해서 몸 전체에 비상 신호를 보내는 곳입니다. 골목에서 차가 튀어나오면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피하지요. 그것이 편도체가 하는 일입니다. 없으면 큰일 나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껐다 켰다 하는 부품이 아니라 다이얼에 가깝습니다. 예민도가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겪으면 이 다이얼이 확 돌아갑니다. 화재경보기가 너무 예민해지면 담배 연기에도 울리고, 샤워하다 김만 나도 울릴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불이 나지 않았는데 사이렌이 울리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뇌가 한번 '이건 위험하다'고 학습하면, 그다음부터는 비슷한 신호만 와도 미리 경보를 울립니다. 이를 일반화라고 합니다. 상관없는 일에도 눌린다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원래 우리를 지키려고 만들어진 장치가, 과하게 켜져 있는 상태인 것입니다.
왜 두근거림부터 잡아야 할까
두근거려서 불안한 걸까요, 불안해서 두근거리는 걸까요.
둘 다 맞습니다. 순서가 한 방향이 아니라, 악순환의 고리로 돌기 때문입니다.

불안하면 심장이 빨리 뜁니다. 그리고 심장이 빨리 뛰면, 그 신호가 다시 뇌로 올라갑니다. 뇌는 그 신호를 이렇게 읽습니다.
"심장이 이렇게 뛰는 걸 보니 진짜 위험한 상황인가 보다." 그러면 경보가 더 크게 울리고, 심장은 더 뜁니다.
불안이 심박을 올리고, 올라간 심박수가 뇌를 더 불안하게 만듭니다. 이 기전이 몇 분 만에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이 공황 발작입니다.
그래서 고리의 한쪽인 두근거림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두근거림이 좋아지는 연습법
1.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기 — 탈중심화
'공포 스위치가 눌려 있어서 그렇다'는 설명을 들으신 환자분이 얼마 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직장에서 불안이 올라올 때, "아, 스위치가 또 눌렸구나. 기다리면 지나가겠지" 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고요.
원래는 증상이 올라오면 '나 왜 이러지? 왜 이렇게 불안하지?' 하면서 그 감정에 푹 빠져버렸는데, 이제는 '공포 스위치가 눌렸군' 하고 한 발 떨어져 자기 감정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방법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탈중심화입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여서, 그 감정을 '나 자신'이 아니라 '지금 지나가고 있는 사건'으로 보는 것입니다. "나는 불안한 사람이다"가 아니라 "불안이 지금 올라오고 있다"로 문장이 바뀝니다. 실제로 감정에 언어로 이름을 붙이면 뇌의 반응 자체가 달라진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다만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것이, 이것은 경보기를 끄는 방법이 아닙니다. 뇌 앞쪽 이마 안쪽에 있는 조절 회로가 경보음의 볼륨을 낮춰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없애려고 하면 대개 더 커집니다. 감정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서 자리를 옮기는 것입니다.
2.호흡법 - 부교감신경 활성화 하기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것은 자율신경입니다. 자율신경은 말 그대로 의지가 통하지 않는, 몸이 알아서 조절하는 신경이라 심장에게 '천천히 뛰어'라고 명령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딱 하나,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종할 수 있는 통로가 있습니다. 호흡입니다. 자율신경이 관여하는 기능 중 우리가 직접 속도와 깊이를 바꿀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창구입니다.
그리고 핵심은 들숨이 아니라 날숨입니다. 숨을 내쉴 때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박이 느려집니다. 심전도로 보면 들숨 때 빨라지고 날숨 때 느려지는 것이 그대로 보입니다. 그래서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가져가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코로 4초 들이마시고, 입으로 6초 내쉬기
들숨 4초, 날숨 6초. 날숨을 더 길게 가져갑니다.

숫자에 근거가 있습니다. 4초와 6초면 1분에 여섯 번 정도 호흡하게 되는데, 분당 6회 부근이 연구에서 심장과 자율신경이 가장 안정되는 구간으로 나옵니다.
숨은 가슴이 아니라 배로 쉬십시오. 들이마실 때 배가 부풀어 오르고, 내쉴 때 배가 꺼지는 복식호흡입니다. 코로 천천히 들이마시고, 입술을 살짝 오므려 '후—' 하고 가늘고 길게 내쉽니다.
꼭 기억하실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숨이 찬 느낌이 들면 아직 연습이 부족한 것입니다. 호흡법을 하다가 오히려 불안해지시는 분들이 계신데, 대개 이 지점입니다. 그럴 때는 편안한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편하게, 날숨만 조금 더 길게. 그것이면 됩니다.
둘째, 이 호흡법은 응급 대처용이 아닙니다. 평소에 하루 두 번, 한 번에 10~20분씩, 최소 4주 정도 꾸준히 하시면 경보기의 예민도 자체가 조금씩 내려갑니다. 근력운동과 같습니다. 한 번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회로를 바꾸는 일입니다.

두 가지를 함께 하십시오
오늘 말씀드린 것은 두 가지입니다.
방법 | 작용 방향 | |
|---|---|---|
몸 → 뇌 | 호흡법 (들숨 4초·날숨 6초) | 몸에서 뇌로 올라가는 신호를 줄입니다 |
뇌 → 몸 | 탈중심화 ('또 왔네' 하고 바라보기) | 뇌에서 몸으로 내려가는 신호를 줄입니다 |
두근거림은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
큰일을 겪고 난 뒤 두근거림으로 오래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두근거림은 사람을 대단히 지치게 합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 감정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소모가 큽니다. 밤에는 그것 때문에 잠이 오지 않고, 못 자니까 다음 날 더 뛰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두근거림도 한의학 치료로 접근할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입니다. 진료실에서 "이걸 한의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줄 몰랐다"고 하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그냥 견디는 것이라고, 성격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혼자 힘드시면 꼭 도움을 받으십시오. 두근거림도, 불안도 충분히 치료로 접근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리고 지금 옆에 그런 분이 계신 분들께도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꼭 알아주셔야 합니다. 힘들어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을 전해주시고, 함께 호흡해보십시오.
두근거림으로 힘드시다면, 언제든지 문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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